휴가 온 펜션 마당에서 친구를 만났어.
갈색 푸들이었어.
사실은 둘 다 겁보였습니다
저쪽이 먼저 달려왔어
놀고 싶었나 봐.
망설임 없이 이쪽으로 오더라고.
나는 그 자리에 섰어.
그런데 가까이 오더니
갑자기 저쪽도 멈췄어.
…알고 보니 둘 다 겁보였던 거야.
달려올 땐 용감했는데
막상 코앞에 오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거지.
그 마음 나도 알아.
나도 늘 그러거든.
결국 냄새만 맡고
둘이 조금 떨어져서 서 있다가
내가 슬쩍 뒤로 물러났어.
그리고 냄새만 한 번 맡고 갔어.
인사는 다음 여름에.
이런 만남도 괜찮대
· 강아지끼리 억지로 붙여놓지 마세요. 둘 다 긴장하면 사고로 이어집니다
· 냄새 한 번 맡고 헤어지는 것도 성공한 만남이에요. 짧게 좋게 끝내는 걸 반복하는 게 사회화입니다
· 리드줄은 팽팽하지 않게 — 줄이 당겨지면 그 긴장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 한쪽이 물러나면 그때가 끝낼 타이밍입니다
겁보 둘이 만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나.
근데 그게 나쁜 건 아니야.
서로 안 무섭게 해준 거잖아 🌿
겁 많은 강아지 단추의 기록
무서운 게 좀 많은 편이야. 하나씩 적어두는 중.
· 강아지가 계단을 무서워할 때 — 마당은 다 밟았는데 2층은 못 갔어
· 소심한 강아지 친구 사귀기 5단계 — 도망부터 냄새 인사까지
· 강아지 유모차 적응 실패기 — 순서가 반대였대
· 강아지 첫 수영 도전 — 구명조끼 입고도 심장이 벌렁벌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