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소파 밑 아지트에 장난감 넣었다가 생긴 일 (아지트 일지 02)

소파 밑은 내 아지트야.
왜 거기 들어가는지는 1화에서 얘기했고.

오늘은 거기서 사고가 났어.

본인이 넣고, 본인이 못 꺼내는 중

노란 장난감을 앞발로 툭툭 밀면서 놀고 있었어.
그러다 그대로 소파 밑으로 쏙 들어가버렸지.

여기까지는 자주 있는 일이야.

1차 시도 — 앞발

몸을 납작하게 엎드리고 앞발만 쭉 넣어봤어.
닿을 것 같았거든.

안 닿더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낑낑댔는데 팔 길이가 압도적으로 부족했어.
이건 노력의 문제가 아니었어.

2차 시도 — 머리

그럼 몸을 넣으면 되잖아?
머리부터 들이밀었어.

머리는 들어갔어.
근데 어깨에서 걸리더라.

앞으로도 못 가고 뒤로 빼기도 애매한 상태로 한참 있었어.
그때 엄마가 옆에서 웃는 소리가 들렸는데, 나는 그게 좀 서운했어.

3차 — 담당자 호출

그래서 불렀어.
고개 돌려서 엄마 한 번 보고, 소파 밑 한 번 보고, 다시 엄마 한 번 보고.

이 정도면 알아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
다행히 알아듣더라.

근데 꺼내보니까 장난감이 두 개 나왔어.
그리고 사료 한 알도.

그건 나도 언제 넣었는지 기억이 안 나.

아지트가 좋으면 생기는 일

엄마가 찾아보니까, 소파 밑처럼 낮고 어두운 데를 좋아하는 건 몸이 사방으로 감싸여야 안심이 되기 때문이래.
야생에서 굴을 파던 습성이 남은 거라고.

문제는 좋아하는 자리가 생기면 물건도 자꾸 거기로 가져간다는 거지.
그래서 잃어버린 물건은 일단 소파 밑부터 봐야 한대.

맞는 말이야.

참, 나는 벌써 2호점을 봐뒀어.
1호점이 이 모양인데 왜 벌써 2호점이냐고?

그건 다음에 얘기할게 🐾

아지트 일지 03 — 2호점도 결과는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