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좋은 날, 단추가 창밖을 오래 봤습니다.
그 시선 끝에는 —
언덕을 올라가니까 벤치가 하나 있었어.
오래된 나무 벤치.
앉으려다 보니까 등받이에 글씨가 새겨져 있는 거야.
DAN-CHU.
내 자리였나 봐.
그럼 앉아야지.
누가 언제 새겨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름이 적혀 있으면 그건 내 거잖아?
바다에서 바람이 계속 올라왔어.
아래에서 위로 부는 바람.
털이 자꾸 뒤로 눕는데 그게 또 시원하더라고.
눈을 좀 가늘게 뜨고 앉아 있으면 딱 좋았어.
갈매기들이 머리 위로 계속 돌았어.
한 마리가 돌면 옆에 애도 따라 돌고, 그러다 다 같이 바다 쪽으로 내려갔다가 또 올라오고.
쟤들은 안 힘든가?
한참을 봤는데 끝까지 안 쉬더라.
파도는 계속 밀려왔어.
한 번 오고, 또 오고, 또 오고.
몇 번인지 세어보려다가 금방 포기했어.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데 이상하게 좋았어.
뛰지도 않고, 뭘 물어오지도 않고, 그냥 앉아만 있었는데.
그러다 눈이 스르르 감겼어.
바람 소리랑 파도 소리가 섞이니까 자장가 같았거든.
IN ENGLISHOn a bench above the sea — the little plaque reads DAN-CHU — Danchu sat and watched the gulls circle. The wind kept lifting her white curls, the waves kept coming, and slowly her eyes closed. Nothing happened that whole afternoon, and that was exactly the point. A page from Danchu’s Imaginary Diary.
단추가 실제로 바다에 간 적은 없어.
AI로 그려낸 단추의 상상 일지 「바닷바람」 편이야.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떠나는, 단추의 또 다른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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